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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산

壹虛 2011. 3. 22. 15:11

 

봄빛 흠뻑 물든
녹빛 따라 걷다

(#사진화면을 클릭하면 크게 볼수있음)
봄이다. 피어나는 꽃과 나무가 햇살에 젖어 더 푸르고 싱그럽게 빛난다. 하지만 슬며시 다가와 스리슬쩍 지나가는 것이 또 봄이다. 서두르자. 이 아름다운 계절이 사라지기 전에, 봄기운 흠뻑 물든 산으로 가자. 인천에는 계양산을 시작으로 도시 곳곳을 지나 봉재산까지 이어지는 동맥 녹지축이 있다. 생명력 가득한 대지의 생기가 이 동맥을 타고 흐른다. 햇살이 이끄는 데로 바람이 손짓하는 데로, 그 길 따라 봄을 만난다.

 


3월.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 저울질하던 기온의 무게중심이 봄 쪽으로 성큼 옮겨졌다. 야멸치게 불던 바람이 언제 그랬냐는 듯 부드럽게 뺨을 스치고 햇살은 길고 따사롭다. 겨우내 묵은 페이지를 북 찢어내고 3월을 맞이할 때의 마음은 새롭다. 그 설레는 마음 안고 봄 맞으러, 인천의 산으로 간다. 인천에는 한남정맥의 한줄기로, 계양산을 시작으로 천마산~원적산~함봉산~만월산~만수산~거마산~관모산~오봉산~문학산~청량산을 지나 봉재산으로 이어지는 인천 동맥 녹지축이 있다. 52㎞에 이르는 산과 구릉은 시내를 굽이굽이 돌며 인천에 맑은 기운을 퍼트린다. 회색빛 도시에 이렇듯 자연이 푸르게 빛나는 것은 우리의 축복이다.

 


계양산~천마산~원적산
계양산으로 산행의 첫발을 디뎠다. 계양산은 해발 395m로 인천도심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한 발 한 발 하늘과 가까워질수록 복잡한 세상사가 잊혀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경인여대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1시간 30분 정도 오르니 어느덧 정상이다. 그 어디를 둘러보아도 한 폭의 그림. 서쪽으로 영종도와 강화도가 남쪽으로 인천시내가 내려다보인다. 저 멀리 인천을 벗어나 부천, 김포, 서울 일대도 한눈에 펼쳐진다. 이곳은 사월이면 진달래가 지천에 펴 가슴에 뜨거운 불을 지필 것이다. 산 끝자락은 징매이 생태통로로 이어진다. 이 통로는 8차선 도로가 나면서 끊어진 산과 산을 잇는 고마운 다리다. 우리시가 녹지축 연결사업의 일환으로 2년 여간의 공사 끝에 지난 2009년 완공했다.
징매이 생태통로를 지나 천마산에 이른다. 산세가 높고 가는 길 굽이굽이에 돌이 깔려 있어 발걸음을 느리게 붙잡지만, 그 거친 느낌이 싫지 않다. 그렇게 얼마 안 가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가 눈앞에 펼쳐진다. 당장 보이는 것은 먼지 날리는 공사현장이지만 언젠가 푸른 보석이 눈부시게 빛을 발하는 날이 오리라.
원적산으로 가는 길은 경인고속도로가 가로막고 있다. 시는 이곳을 루원시티사업에 반영해 녹도로 이을 계획이다. 원적산에서 함봉산으로 이어지는 녹지축도 안타깝게 6차선 도로로 끊겨 있다. 시는 여기에 징매이 생태통로와 같은 터널식 통로를 놓아 산과 산을 자연과 사람을 잇는다. 공장과 자동차가 뿜어내는 매연을 나무와 풀이 맑게 걸러 도시가 편히 숨쉬는 그날을 기다린다.

 


함봉산~만월산~관모산  
함봉산으로 향한다. 산은 착하다. 야트막하여 산을 오른다기보다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이다. 정상에 이르니 동쪽으로 부평 시내가 서쪽으로 서구 일대와 멀리 북항과 주변 공업지대가 펼쳐진다. 그곳에 우리나라 산업발전을 묵묵히 이끌어 온 인천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투영된다.
함봉산에서 만월산으로 가는 길은 시가지로 막혀 있다. 경인국도와 경인전철 1호선도 이리로 지나간다. 도로와 철로가 겹친 이 구간은 녹지축 복원사업 가운데 가장 풀기 힘든 숙제로 시는 이곳에 녹도를 만들어 그 답을 찾으려 한다. 만월산 안쪽 넓은 계곡지대에는 인천가족공원이 있다. 이곳은 공동묘지에서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봄볕 아래 새 생명이 움트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산 사이에 난 호젓한 산책로가 삶에 한 줄기 여유를 비춘다.
만월산터널을 건너 만수산을 거쳐 수도권 외곽순환도로로 가는 대로변을 지나 관모산에 오른다. 하늘과 가까운 곳에 이르니 인천대공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공원으로 나들이 갔던 유년의 기억이 아스라이 떠오른다.

 


문학산~청량산~봉재산  
인천 중심부에 솟은 문학산은 인천 여느 산이 그렇듯 나지막하다. 아담한 능선을 따라 쉬엄쉬엄 오르니 얼마 안 가 인천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저 멀리 비취빛 바다와 그 위에 잠기듯 신비롭게 떠 있는 섬들이 보인다. 나른한 볕, 솔솔 부는 바람에 서해도 봄을 타고 있다.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면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가 펼쳐진다. 하루도 머무르지 않고 발전하는 송도를 보며 상상을 현실로 일군 인천의 기록을 본다. 그 곳에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심장, 인천이 뛰고 있다. 산허리부터 정상까지는 문학산성의 흔적이 길게 이어진다. 외국의 침입에 맞선 선인의 기상이 전해진 것일까, 지금도 이곳에는 군사시설이 앞바다를 굽어보고 있다.
문학산 내리막에서 조금 지나면 청량산이다. 큰길과 아파트단지가 가르는 두 산을 시는 녹도를 만들어 하나로 이을 계획이다. 산은 다소 가파러 계단과 암석을 타고 오르면 숨이 가쁘지만 그래도 20여 분이면 정상에 이른다. 그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니 바다가 한 폭의 그림으로 곱게 피어난다. 선박들은 바다를 두 쪽으로 가르며 힘차게 항해하고 새들은 유유히 비상한다. 바다를 가로질러 세계로 뻗어가는 인천대교도 보인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청량산을 내려 큰 길을 건너 봉재산에 이른다. 산은 해발 100미터 남짓으로 수더분하다. 하지만 산세가 낮아도 산은 산이다. 정상에 오르면 푸른 바다와 그 위에 보석처럼 점점이 뿌려진 섬들이 품에 안긴다.
산에서 내려와 일상으로 가는 길,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깊고 푸르게 빛난다. 회색빛 도심 속 녹빛 동맥을 따라 흐르며, 나는 봄을 만나고 삶에 여유를 만났다.


자연이 쉼 없이 흐르도록
인천 동맥 녹지축 연결(복원)사업

인천은 한남정맥의 한줄기인 동맥 녹지축을 품고 있다. 계양산에서 천마산~원적산~함봉산~만월산~만수산~거마산~관모산~오봉산~문학산~청량산을 지나 봉재산에 이르는 녹지축 52㎞는 인천의 숨통을 터주는 녹빛 단비 같은 존재다. 하지만 인천의 산은 공업화와 현대화를 거치면서 잘려지고 상처 입는 아픔을 겪었다. 특히 동서쪽으로 뻗은 경인고속도로, 경인전철, 경인국도는 남북으로 이어진 인천 동맥 녹지축의 허리를 잘라놓고 있다. 이에 우리시는 단절된 구간에 녹지를 조성해 산과 산을 자연과 사람을 잇고 있다.
인천 동맥 녹지축 연결(복원) 사업은 지난 2007년 시작해 오는 2013년까지 마무리하며, 생태통로 2개, 산지연결아치교 2개, 출렁다리 1개, 녹도 6개를 조성한다. 시는 계양산과 천마산을 잇는 징매이 생태통로와 봉재산에서 승기천변을 잇는 녹도를 조성했으며, 현재 원적산과 함봉산을 잇는 생태통로와 만월산과 만수산을 잇는 아치교를 설치하고 있다. 앞으로 문학산과 청량산을 잇는 아치교, 장수천과 오봉산을 잇는 출렁다리, 오봉산과 문학산, 함봉산과 백운공원, 천마산과 원적산, 십정산과 만월산, 만수산과 거마산을 잇는 녹도를 조성할 계획이다. 문의 : 시 환경정책과 440-3533